명산 순례 트레킹 장도의 길에 올라..
변함없는 뱅기 지연과 취소. 어렵사리 지구의 반대편에서 그리고 미국 동부에서 끝인 서부 시애틀로 속속 모여들고 예정보다 두어시간 늦게 공항을 빠져 나옵니다. 한식당에 들러 얼큰한 국물로 장시간 비행에 지친 몸을 달래고 한식 재료들을 장보고 시애틀을 벗어나 올림픽 국립공원으로 내달립니다.
올림픽 공원이라 하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슨 올림픽을 치룬 곳인줄로 알고 있는데 전혀 상관이 없는 땅이며 만년 설산 올림퍼스 산과 함께 이어진 장대한 산군과 울참한 숲 그리고 태평양 연안 쪽의 밀림 같은 숲지대가 원시의 땅을 연상케 하는 곳입니다.
한 시간 반 정도 달려 다다른 곳은 브레이튼이라는 올림픽 공원으로 들어가는 관문 쪽에 있는 작은 마을. 만이라 할지 호수라 할지 애매하지만 흘러 들어온 물이 짠 소금기를 함유하고 있으니 바닷물은 분명한데 호수라 이름지어놓았습니다. 그 뒤로 장대하게 펼쳐진 올림퍼스 산 Range.
인색하지만 만년설을 가볍게 이고 있는 산들도 보이면서 한폭의 풍경화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여기에 걸맞는 숙소. 라틴 아메리카 풍의 원색이 산뜻한 건물에 호수와 어우러진 Water Front House. 낭만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르는 아늑한 곳입니다.
가볍게 해안선을 걸으며 몸을 추스르고 일등급 New York Stripe 스테이크를 숯불에 굽고 야채 샐러드랑 한상 차려서 호숫가에 마련된 식탁에 둘러 앉아 첫날 정찬을 나누며 친교의 시간을 갖습니다. 북반구 쪽이라 더디 지는 해를 바라보며 세상 그 어느 곳보다 아름다운 풍광을 바라보며 지는 노을만큼이나 선홍색으로 채워진 레드 와인들을 한잔씩으로 건배를 외치고 장도의 첫발을 차축하며 그렇게 첫날을 보냅니다.
브리핑을 하면서 밟게될 미지의 땅. 미답의 산길. 올림프스 산군으로 하강하는 오늘 마지막 해의 진한 빛깔 만큼 우리들 열정의 색도 함께 채색됩니다.
살아 있는 화산을 볼 수 있는 미 북서부의 자연들. 만년설을 이고 있는 절경의 명산들. 케스케이드 산, 레이니어 산, 올림픽 산과 마운트 세인트 ..